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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 번역가 권남희 에세이

by 꽁스의 하루 2020.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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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 권남희

 

권남희 작가는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30년 가까이 300권 가까운 책을 번역했다.

주로 무라카미 하루키, 마스다 미리, 무라카미 류, 오가와 이토, 무레 요코, 미우라 시온, 요시다 슈이치 등 유명 일본 작가의 작품들을 번역했고, 일본 문학의 팬이라면 '믿고 보는 번역가'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솔직히 나는 일본 문학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이웃님 블로그를 통해 제목을 접하고 호기심에 검색을 해보다 짧지만 맛깔스러운 표현들이 인상적이어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에서 권남희 작가는 번역가로서의 일상과 딸 정하와의 애정 어린 애증(?) 관계까지 유머러스하게 때론 진지하게 풀어내며 자신의 인생을 솔직히 이야기한다.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발 끼우고 문 닫기


유태인은 싸우고 돌아서서 “너랑 다시 안 볼 거야!”하고 집으로 들어오면 문을 '쾅!' 닫는 게 아니라,
한쪽 발을 살짝 끼우고 닫는다고 한다.

사람은 또 어디서 어떻게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는 법.
게다가 온라인은 지하철 2호선처럼 돌고 도는 세상이라 외나무다리 원수처럼 마주치기 십상이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오조오억 명이더라도 나는 누군가가 싫어하는 오조오억 명에 들어가기 싫은 게 사람의 마음.

84~85쪽

 

편집자와의 오해를 유쾌하게 풀어내고 운 좋게 오해를 풀고 웃을 수 있었음을 다행으로 여기는 작가. 이런 소소한 일상에서조차 탈무드의 교훈을 떠올리며 웃을 수 있다는 것 또한 행복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지인이 애플사로 이직후 2년 뒤 또다시 구글로 옮겼는데 토익 400점대였다고 한다.

다음은 취준생인 딸을 위해 한 수 전수해달라고 한 메일을 여러 취준생들에게도 널리 알려주고 싶어 그의 허락을 받고 짧게 인용한 글이다.

내가 잘 모르는 부분에 관해서 질문을 받았을 경우, 그래도 최대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주려 노력한다. 물론 모르는 걸 아는 것처럼 대답하는 건 절대 피해야 하지만, 관련되거나 비슷한 주제에서 내가 아는 한 대답하고 ' 난 여기까지는 아는데 더 이상은 정확히 모르겠다. 가르쳐 주실 수 있냐'라고 하면서 가져간 노트를 펼치고 펜을 꺼내는 등 받아 적을 제스처를 보여 준다.

질문에 대해서 안다, 모른다를 떠나서 이렇게 배울 준비가 됐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 것 자체로 긍정적인 인상을 심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사람은 기본적으로 누구를 가르친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기 마련이다.
따라서 면접관을 기분 좋게 하면서 이 후보자가 가르쳐 주는 대로 잘 배우더라라는 인상을 심을 수 있다.

60~61쪽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관계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좋은 관계 나쁜 관계가 있을 뿐이다.

흔히 관계가 파괴된 후 그런 사람인 줄 몰랐는데,

하고 상대방을 비난하지만,

관계가 나빠진 것이지 사람이 나빠진 건 아니다.

살아가면서 변하지 않는 관계는 없다.

그러므로 누군가에게 오랫동안

좋은 사람으로 기억될 자신이 없다.

학교 다닐 때는 화장실 같이 갈 친구,

도시락 같이 먹을 친구,

그런 친구 관계가 절실히 필요했지만,

점점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아도

사는 데 불편이 없다.

그래서 귀차니스트인 나는 쉬이 관계를 끊는다.

이러다 세상과도 관계를 끊을 기세다.

​166~167쪽

 

 

 

행복의 한자 뜻은 아래와 같아요.

幸 다행

福 복 , 간직할

 

 

누군가는 말하더군요. 행복해 지려고 애쓰다 보면 오히려 불행해질수 있다고...

더 많은 걸 가지기 위한 욕심. 남들과 비교하는 마음만 사라져도 행복은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내가 누릴 수 있는 지금 주어진 것에 작게라도 만족을 느끼며 살아가다보면 자연스레 행복이 찾아올거라 생각합니다.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스스로를 나이 50 넘은 ‘번역하는 아줌마’라 소개하며 꾸밈없고 소탈한 모습으로 행복에 대해 전달하는 권남희 작가를 처음으로 만나봤는데요.

그녀의 유머러스하고 담백한 글이 좋았답니다.

유쾌하고 때론 진지하게 풀어내는 그녀의 에세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것 같아요.

 

 

이상으로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를 읽어본 소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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