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4 반응형 [좋은시] 이해인수녀님 시 해 질 무렵 어느 날 해 질 무렵 어느 날 꽃 지고 난 뒤 바람 속에 홀로 서서 씨를 키우고 씨를 날리는 꽃나무의 빈집 쓸쓸해도 자유로운 그 고요한 웃음으로 평화로운 빈손으로 나도 모든 이에게 살뜰한 정 나누어주고 그 열매 익기 전에 떠날 수 있을까 만남보다 빨리 오는 이별 앞에 삶은 가끔 눈물겨워도 아름다웠다고 고백하는 해 질 무렵 어느 날 애틋하게 물드는 내 가슴의 노을빛 빈집 장미를 생각하며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 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 2020. 11. 6. 이전 1 2 3 4 다음